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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2호 (2003.5.1 발행) - 13살의 머슴살이 소년이 박사가 되기…
  글쓴이 : 안드레명상 날짜 : 07-06-02 13:22     조회 : 3013    
본 내용을 저자의 동의없이 무단으로 전제 또는 복재, 살포시는 법의 저촉을받습니다.
 
13살의 머슴살이 소년이 박사가 되기까지
 
 1986년 가을 당시 OB 씨그램 대표이사 유정열 사장이 '나의 유학시절'이란 한 권의 책을 보내왔다. 우리나라 유명명사들의 유학시절에 겪었던 고생과 추억담을 엮은 책인데 그 중에 유사장의 경력 소개를 보니 고려대학교 영문과 수료,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박사학위, 스위스 바렐란드 주정부 기획보좌관, 스위스 네슬레 본사 극동 아시아 담당관, 한서 식품 대표이사 부사장 등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얼른 봐서 별로 고생 없이 출세한 사람 같았다. 그러나 그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이 청소년 시절이 오늘의 젊은 세대들에게 큰 귀감이 될 소재가 많았다.
  유정열 씨의 고향은 황해도 연백군 해월면 환성리다. 아버지가 금을 캐는 광산을 했기 때문에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러나 6.25동란이 나자 공산당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물든 사람이라고 해서 그의 아버지를 처형해버렸다. 그래서 그의 어머님은 1.4후퇴를 이용해서 남쪽으로 피난길에 나섰지만 중간에 차단되었다. 그러나 다시 연백군의 어느 선창가로 달려와서 선편으로 월남을 시도했다. 수 천명의 피난민이 배를 타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패잔병과 군경 가족들이 우선적으로 승선하고 있었다. 해변에서 떨어진 곳에 모선이 정박해 있고 조그만 보트가 사람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유정열의 어머님은 도저히 자기 가족들은 승선할 수 없다는 것을 판단하자 당시 13살과 16살의 두 아들에게 너희들만이라도 저 배를 타고 떠나야 되니까 빨리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을 쳐서 저 배에 타라고 소리를 지른다. 살얼음이 깔려있는 겨울 바닷물에 뛰어든 두 형제는 죽은 힘을 다해 한참 만에 마지막 떠나는 배에 간신히 올라탔다. 이들이 타자마자 배는 즉시 떠나간다. 비를 맞은 병아리처럼 두 형제는 오들오들 떨면서 어머니와 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부두에 주저앉아 머릿수건을 벗어 흔들며 울고 있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두 형제도 울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방금 부두에서 어머님이 빼어준 옥비녀와 금반지 등 몇 개의 패물이 꼭 쥐어져 있었다. 남쪽에 가서 배가 고플 때 이것을 팔아서 밥을 사먹으라고 쥐어준 것이다.
 인천에 도착한 이들 형제는 또다시 형제끼리 헤어지는 슬픈 운명이 된다. 그것은 형이 차라리 군에 입대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형제는 어머니가 준 패물을 똑같이 나누어 가지고 국군이 다시 진격할 때 인천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13살의 유정열 소년은 수원 근교 어느 농가에서 땔나무를 하고 쇠죽을 끓여 주면서 밥을 얻어 먹는 머슴살이를 하게 된다. 드디어 9.28수복이 되어 형을 만나기 위해 다시 인천으로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이때부터 인천에서 구두닦이, 호떡장사 등 갖가지 장사를 하게 된다. 14살이 되자 수중에 돈이 좀 모이자 유정열 소년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겨 장사를 그만두고 서울로 와서 신문배달은 하면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그 후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여 밤에는 미군부대에서 학비를 벌어 서 생활을 하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하지만 그는 초지일관 배움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 2학년 때 비로소 친구의 전도로 하나님을 영접하게 된다. 이것이 그의 일생에 큰 전환기가 된다. 절대자인 하나님을 영접하고 난 뒤부터 유정열 학생은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가진다.
  마침 서독광부모집을 보고 내가 유학을 갈 수 있는 길은 바로 서독광부로 취업해서 돈을 모아 유학을 갈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1964년 광부로 선발되어 독일로 간 유정열은 지하1천 미터 막장까지 내려가서 석탄을 캔다. 1천 미터 지하는 그 지열이 40도에서 45도까지니까 팬티 하나만 입고 작업을 하는데도 땀이 마치 빗물처럼 흘러내린다. 그 최악의 조건 지하 1천 미터에서도 그는 항상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한다는 믿음의 확신을 가졌기에 조금도 피로하거나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6개월간의 과부생활로 돈이 모이자 그 돈으로 독일 어학원에서 독일어를 배우는 데 모자라는 학비는 식당일로 충당했다.        독일어공부가 끝나자 스위스로 가서 상트갈레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다시 바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특히 바젤대학 500년 역사에 동양인으로 경영학의 톱을 차지했고 상경대학에서는 전체 2등을 할 만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문화와 사상이 엄청난 차이를 느끼는 사회 그리고 도덕이나 인간성에까지 장벽을 넘어야 하는 낯선 이국 땅에서 그의 노력은 한계를 넘어서는 최후의 일각까지 전력 투구했다.
 이로 인해 폐결핵이 생겨 요양소로 옮겨지는데 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했다. 그 요양생활 중에 하나님은 대구 효성여대를 졸업하고 이곳에 온 믿음이 돈독한 박일희 처녀를 유정열 청년에게 보내 짝을 지어준다. 낯선 이역 땅에서 이들 부부는 서로가 외로움을 달래며 절대 전능자이신 하나님께 기도로써 병을 완쾌해 나간다.
  한편 바젤대학의 박사학위 논문은 스위스 주정부가 인정을 해서 유정열 씨는 주정부 중장기 계획수립과 예산 책정에 중요한 직책을 부여 받는다. 그 후 다시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스위스 네슬레회사가 유정열 씨를 초빙하여 한국-스위스 합작회사 설립의 중책을 맡겨 한.서 식품 부사장으로 입명한다.
  서독광부로 취직이 되어 붕정만리 눈물 속에 김포공항을 떠난 지 13년 만에 금의환향 고국 땅을 다시 밟은 유정열 씨! 그날의 감회가 어떠했을까...
87년 1월 18일 인간만세 방송이 나간 후 4년 만에 전화로써 그의 근황을 물었더니 이제는 월급 사장을 떠나서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다고 한다. 즉 기술과 정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또는 새로 회사를 설립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문과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주식회사 인터컨설팅 회사를 운영한다고 했다. 그리고 부인 박일희 여사는 틈만 있으면 정박아들이 살고 있는 소망의 집과 정박아 소년원 등 주고 정박아들만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그들의 손발이 되어 봉사한다고 했다. 박일희 여사가 유달리 정박아들만 찾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유럽 유학시절에 입양아를 받는 유럽사람들의 성품이 우리와 정 반대란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즉 그들이 입양아를 받을 때 성한 아이보다는 뇌성마비 아이들을 유달리 반갑게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뇌성마비 아이를 길러 성장시켜야만 부모로서 진정한 사랑을 일생 동안 베풀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탄생하면 몰래 버리는 나쁜 부모! 지체부자유학생들의 운동회 날 얼굴 보이기를 싫어하는 우리 부모님들…
   선진국 즉 기독교 문화권 국가와 우리와의 인간사랑의 척도는 이러한 곳에서도 엄청난 차별이 있다. 그래서 박일희 여사는 지금까지 그 많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온 것에 감사하기 위해서도 고통스럽게 생활하는 정박아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매우 뜻있게 생각한다. 끝으로 지금 살아있다면(1991년) 80세가 될 북한에 있는 그의 시어머님이 당시 13살짜리 아들을 추운 겨울바다에 밀어 넣다시피 해서 남쪽으로 보낸 그 깊은 뜻도 이제야 알게 됐다고 한다.
  오늘의 남편이 성공하기까지는 4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는 북에 계신 시어머님의 눈물의 기도가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글 : 김수호 <안드레명상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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